얼마 전까지 제 별명은 ‘코공녀’ 였습니다. <코로나 + 영화 ‘소공녀’> 를 합친 단어 였는데, 졸업 할 때 마지막 공연으로 연극 팀에 참여하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자꾸 미뤄지면서, 자취방 계약은 끝이 났고, 집 없이 친구들 집을 떠돌아 다니며 연습을 오는 제 모습을 보며 공연팀 사람들이 지어준 별명 이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심각해지는 상황을 보며 눈물을 머금고 공연을 잠정적으로 미루게 되었고, 어영부영 사회로 던져지게 되었습니다.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나름의 혼자 공부해보겠다고, 스터디카페에 매일 나가 책을 읽으면서 영상을 보고, 분석하고, 클래스 101을 들어보고, 나는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계획을 세워보고 하면서 시간을 보내 보려고 했는데 혼자서는 어렵더라구요^^
2일은 열심히 하고 3일 쉬고 다시 3일 하다가 5일 쉬고 이런 의미 없는 반복을 하다가 지친 저에게 엘랩이라는 기회가 찾아왔고, 무엇이든 배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정말로 만족스러운 15주(사실 그보다 길었음)였습니다. 내가 어떤 점이 부족하고, 또 어떤 부분을 앞으로 나만의 강점으로 키워가야할 지 알 수 있었고, 내가 어느 파트에 흥미를 느끼고, 또 어디엔 안 맞는지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좋은 사람들 속에서 제가 만들 수 있었던 것 보다 훨씬 더 좋은 영상을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감독님들의 애정어린 피드백과 가끔은 마우스와 키보드를 뺏아서 이렇게 만들면 된다며 장면을 잡아주실 땐 방금까지 내가 만지던 영상이 맞나 싶을 정도로 변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하기도 했습니다.
보통 워크샵 들은 후반부로 가면 흐지부지 되고 애매해져서 속상한 경우가 많았는데, 엘랩은 정말 끝까지 놓지 않아주셔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쏟을 수 있었고, 그런 상태로 끝을 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끝나고 난 뒤에도 무언가 만들고 싶은 게 있거나 만들어야 하는 게 생기면 이제는 함께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생겼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에 차 있는 상태 입니다.
앞으로 더 정진해서 감독님들과 함께 했던 학우님들과 현장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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